박예찬 X 신해든 "저, 반성문 쓴 거 있습니다." 예찬에게 안겨 서럽게 울던 해든이 눈물을 그치고 가장 먼저 한 말은 일주일이나 묵혀뒀던 반성문에 관한 것이었다. 책상 밑 서랍 속에 잠들어 있을 반성문을 가져오기 위해 해든이 예찬을 조금 밀어냈다. 발치에 떨어진 속옷이며 바지를 어서 입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예찬은 순순히 밀려나지 않고 다시 물었다. "...
박예찬 X 신해든 박예찬은 여덟 시 정각에 퇴근했다. 일곱 시부터 모든 신경을 현관에 집중하고 있던 신해든은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자마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오늘 오전 한바탕 눈물을 쏟은 그곳에서 해든은 예찬을 다시 마주할 수 있었다. 안녕히 다녀오셨어요. 늘상 하던 인사는 오늘 '안녕히'에서 멈췄다. 답지 않은 조급함으로 해든의 말을 툭 끊어낸 예찬...
박예찬 X 신해든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쓰고 숨죽여 울던 신해든은 새벽녘이 되어서야 지쳐 잠에 들었다. 꿈조차 꾸지 않아 찰나 같던 시간이 지나고 눈을 떴을 때는 이미 해가 뜬 지 오래였다. 당연하게도 예찬은 집에 없었다. 자책감이 몸을 휘감았다. 아침에라도 다시 얘기를 해봐야 했는데. 해든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몸을 움직였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또 ...
박예찬 X 신해든 윤수원이 해든의 옆구리를 쿡 찌르며 말을 걸었다. "집에 안 가길 잘했다 싶죠? 위관급 장교가 박예찬 보는 거 흔한 일 아닐 텐데." "..." "말이라도 걸게 도와줄게요." 윤수원이 뭐라 말을 하는지 전혀 들리지 않았다. 해든은 멍하니 예찬을 바라봤다. 수도의 상류층이 모이는 자선파티. 거기 박예찬이 올 수도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왜 떠...
박예찬 X 신해든 윤수원이 던진 폭탄이 터지기 직전이었다. 가르쳐 준 적도 없는 휴대폰 번호를 대체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윤수원은 메시지로 날짜와 시간을 보내왔다. 사색이 된 해든의 어깨 너머로 메시지의 내용을 본 최석호는 "그니까 내가 솔직히 말씀드리라 했잖아."라며 도움 안 되는 소리나 해댔다. 신해든은 당연하게도 장문의 거절 답장을 보냈다. 그리...
박예찬 X 신해든 신해든은 스스로의 회복력에 조금 감탄했다. 맞은 직후 느끼기엔 최소 며칠은 고생하겠다 싶었는데 막상 하룻밤 자고 일어나니 컨디션이 제법 괜찮았다. 다른 팀과 대련을 하는 정도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던 해든은 자연스럽게 11팀과 대련을 하던 중 싸움이 붙어 감금실에 갇혔던 일을 떠올렸다. 하루 조금 넘게 머물렀을 뿐이지만 그곳에서의 기억은...
박예찬 X 신해든 얼얼한 뺨을 하고 본 위치로 복귀한 해든의 마음 한켠에는 억울한 감정이 자리하고 있었다. 합동훈련에서 에스퍼군 소위가 구현된 적을 모두 처리한 건 5년 전이 마지막이라 했다. 그마저도 전투 환경이 에스퍼의 상성과 잘 맞아 가능했던 일이었고. 이례적인 기록을 두고 칭찬 받을 걸 기대했지 혼날 일이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몸 ...
박예찬 X 신해든 군의 훈련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원형 경기장은 국가가 가진 기술력의 정수를 보여줬다. 기술자 수백 명이 붙어 실제 전투를 방불케 하는 상황을 그대로 구현해 냈고, 그렇게 구현된 상황 속에서 에스퍼군 소위의 합동훈련이 이루어졌다. 이번 합동훈련의 배경은 사막이었다. 광활하게 펼쳐진 모래와 작열하는 태양은 10구역 너머의 국경지대와 유사...
박예찬 X 신해든 신해든은 새벽에 가까운 시간, 박예찬의 방문을 두드렸다. 수십 번 고민한 끝에 옮긴 발걸음이었다. "약을, 바르려고 했는데…. 잘 안 보이고, 닿지도 않고, 또 아파서요..." 해든의 말이 띄엄띄엄 이어졌다. 예찬은 재촉하지 않고 기다렸다. 차마 얼굴을 마주 볼 용기가 나지 않아 해든의 시선이 예찬의 발끝으로 향했다. 예찬에게서 나가라는 ...
박예찬 X 신해든 감금실은 사람 한 명이 겨우 서 있을 수 있을 만한 공간의 아주 작은 독방이었다. 쪼그려 앉기도 힘든 좁은 곳에서는 하루 한 번 죽지 않을 정도의 식사가 제공됐다. 그런 곳으로 끌려 들어가 신해든은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 이 좁은 공간에서 할 수 있는 다른 행동이랄 게 없기도 했다. 아주 어렸을 때의 기억부터 오늘 오전의 일까지. 생각이 ...
박예찬 X 신해든 해든은 새벽에 예찬을 배웅한 후 잠시 눈을 붙이다 다시 일어나 부대로 출근했다. 오전 일정은 자율훈련이었다. 훈련 후 샤워까지 마친 해든이 식당으로 가던 길에 최석호와 마주쳤다. 해든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가벼운 인사를 건넸지만 최석호는 그 인사를 받아주는 것 대신 표정을 굳혔다. 그가 해든의 손목을 잡고 성큼성큼 인적이 드문 곳을 찾아 ...
박예찬 X 신해든 이렇다 할 임무 없이 훈련에만 매진하는 에스퍼군 소위는 부려먹기 좋은 고급 인력이다. 이들은 종종 고위관료 및 외교사절단의 경호, 집회 시위 관리, 테러 예고 현장 등에 투입되곤 했다. 이번에는 7팀의 차례였다. 도심의 광장에서 규모가 크게 벌어지는 집회의 안전관리에 투입된 7팀은 추가수당 없는 임무를 하면서도 표정이 좋았다. 훈련장에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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